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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KENBAK-1 세부내용 목록
제목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KENBAK-1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0011

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로 호칭되는 컴퓨터는 컴퓨터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최초라는 의미는 시초라는 의미와 상통하기 때문에 정통성을 부여받는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의 발달은 거대한 자본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강하지만, 소수의 실험적인 설계자들에 의해서도 다양한 형태의 컴퓨터가 설계되어지고, 최초라는 명예가 항상 거대자본의 회사에서만 탄생하지는 않습니다.

 

실, 지금에서 최초라는 명예가 반드시 돈과 연관되지는 않습니다만, 어째서인지 이 최초라는 단어를 차지하기 위해서 지금도 많은 업계와 학자들의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PC(Personal Computer)라 불리우는 개인용 컴퓨터에서도 최초라는 이름을 인정받기 위해서 현재까지도 여러 컴퓨터들이 고군분투(?)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았을 시점에서는 국내의 컴퓨터 역사에 대한 정보는 허위투성이였습니다. 몇몇 저명하다는 사람들의 이름에 힘입어 전혀 실제와 상관없는 제품들이 최초라는 이름으로 여러 서적이나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고, 심지어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우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국내의 컴퓨터 역사에 대한 자료들은 정말 엉터리가 매우 많습니다.

 

진은 국내에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로 가장 널리 인정받는 MITS사의 Altair 8800 컴퓨터입니다. 저조차도 이 컴퓨터가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라고 배웠고 그렇게 믿었습니다만, 웃기는 점은 이 컴퓨터는 어느 항목에서건 최초라는 단어가 붙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두가지가 있긴 합니다. 최초의 S-100 버스를 채택한 컴퓨터인 점과, 최초로 인텔의 8080 CPU를 채택한 컴퓨터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영어판 위키에서는 알테어 8800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국내 위키에서는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

 

 

초의 개인용 컴퓨터 후보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COMSPACE사의 Arkay CT-650입니다. Paper Clip Computer라고도 하며, 1967년에 최초로 등장하여 1969년도에 상용제품으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종이테이프를 보조기억장치로 사용하는 재미있는 컴퓨터였습니다만, 컴퓨터라는 범주에는 들어갈 수 있어도 실질적인 컴퓨터라기보다는 Toy(장난감)의 범주에 들어가는 제품입니다.

 

 

 

대의 관점에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Computer Terminal사(CTC)의 DataPoint 2200 모델입니다. 1970년에 시판된 제품으로 키보드와 모니터, 보조기억장치까지 갖춘 진짜 컴퓨터입니다만, 사실 개인용 컴퓨터라고 불리우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우선 본체의 크기가 큽니다. 책상과 병합되어 있는 형태이며, 이런 형태는 이미 이전에도 꽤 있었습니다.

 

진에 보이는 컴퓨터는 컴퓨터가 아니라, 터미널입니다. 사실 Computer Teminal사는 최초의 CRT 터미널을 만든 회사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컴퓨터를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라 불리우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 또한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1970년대 사무용 컴퓨터로 보급된 대부분의 컴퓨터나 웍스테이션들이 모두 이 DataPoint 2200의 형태를 따르고 있습니다.

 

밖에도, 1950년에 만들어진 Simon, 1955년에 만들어진 GENIAC, 1959년에 만들어진 Heathkit EC-1, 1961년의 Minivac 601, 1970년에 만들어진 PDS-1 등 여러가지 컴퓨터들이 저마다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컴퓨터는 바로 1970년에 만들어진 KENBAK-1이 되겠습니다.

 

 

KENBAK-1의 모습입니다. 요즘의 퍼스널 컴퓨터와는 생김새가 거리가 좀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모습이 본체와 키보드 디스플레이를 합친 모습으로, 말 그대로 초창기 컴퓨터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John V. Blankenbaker가 교육용을 목적으로 제작해서 40대가 판매된 레어중 레어인 컴퓨터입니다. 제작자의 이름을 살펴보면 어째서 컴퓨터의 이름이 KENBAK-1이 되었는지 알수 있습니다. ^^ 대충의 스펙을 살펴보면,

 

CPU : Logic CPU (TTL IC) - 1Mhz

RAM : 256 Byte

ROM, OS, ETC : NONE

 

펙이 참 단촐합니다. ^^ 이 컴퓨터는 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프로그래밍은 기계어를 직접 입력해야 하며, 롬조차 없기 때문에 펌웨어나 바이오스도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 순수하게 실행프로그램을 입력하면, 동작하는 방식으로 입력 또한 전면부의 스위치로 입력해야 하며, 결과값도, 전면의 램프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초의 GUI 웍스테이션인 알토에 적용된 최초의 CPU인 인텔의 4004 CPU 탄생 전에도 컴퓨터는 존재했고, 컴퓨터에는 CPU에 해당되는 연산장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CPU 없이도 TTL IC 등으로 CPU를 제작하는 경우가 당시에는 흔했습니다.

 

실 컴퓨터를 배울때, CPU 탄생 년도보다 이전 컴퓨터는 CPU가 없이 어떻게 동작을 하는 가에 대한 의문이 많았는데, CPU 역시 TTL IC의 조합일 뿐이고, TTL IC도 TR의 조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는 이러한 의문점이 풀렸었습니다.

 

KENBAK-1은 132개의 TTL IC를 사용하여 CPU와 RAM 및 기타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위의 사진에 보이는 내용물이 전부입니다. 어찌보면, 지금의 전자계산기보다도 못한 컴퓨터가 되겠지만, 이러한 컴퓨터가 있었기에, 현재 책상위에 놓고 쓰는 컴퓨터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KENBAK-1의 PCB 모습입니다. 1970년도에 저것을 제작하려면, 손으로 그려야 했습니다. 작도기를 가지고 말이죠. 요즘이야 회로도를 그리면, 뚝딱뚝딱 PCB를 그려내는 시대입니다만, 이런 사진들을 보고 있으며, 당시 설계자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이 금방 달아오르고, 빨리 식는 XX와 같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역사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면, 정말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몇몇 분들에 의해서 이런 레트로 기기의 역사와 자료가 지탱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죠. 저런 기기가 일반 가정에 있으면 몇년이나 보관이 가능할까요? ^^ 몇년 지난 펜티엄4급 컴퓨터도 집앞에 버려지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고, 제 작업실에 있는 컴퓨터들을 보고, 이런 쓰레기를 뭐하러 가지고 있냐고 하는 분들만 봐도 씁쓸할 때가 많습니다.

 

이 많은 기업이면, 뭘하겠습니까. 자신들이 만들어낸 컴퓨터나 기기조차도 제대로 보관하고 있지 못해서 나중에 사들이는 모양새를 보면, 국내 대기업들의 모토는 마치 "과거나 과오는 돌이켜보지 않는다" 인듯 합니다. 제대로 된 컴퓨터박물관 하나 없는 우리나라가 무슨 IT 강국이라는 것인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실정입니다. 사실, 해외에서는 인정도 하지 않는데, 몇가지 항목이 세계에서 순위안에 든다고 IT 강국이라고 외쳐대는 정부의 홍보문구를 보면, 어이가 없을때가 많습니다.

 

트로에 취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게임기 역사든, 컴퓨터 역사든, 레트로 기기의 한 역사의 보호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게임을 좋아해서 그렇다고 해도, 어찌되었든 그런 취미를 가진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아직까지 국내에서도 레트로 기기에 대한 자료와 다양한 모습의 활용 문화를 볼 수 있으니 말이죠. 아직까지 먹고살기 힘들어서 그렇겠지만, 우리나라도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그날이 와서, 보다 다양한 레트로 문화를 즐기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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